만 5세 아이가 갑자기 유치원에 가기 싫어할 때, 우리 가족이 해본 방법
잘 다니던 유치원을 갑자기 거부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친구와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닐까?”
“왜 갑자기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걸까?”
저 역시 만 5세 아들 정우가 갑자기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우는 만 3세부터 유치원에 다니면서 특별한 어려움 없이 생활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유치원 싫어요. 안 가겠어요.”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현관에서 울며 버티는 아이를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야단치기도 하면서 유치원에 보내야 했던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출근을 해야 하는 부모에게 아침 시간은 늘 빠듯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들여다볼 여유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정우의 등원 거부는 단순히 유치원이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는 부모에게 말하고 싶었던 다른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때 우리 가족이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과, 일상을 조금씩 바꾸면서 경험한 변화를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잘 다니던 아이가 갑자기 유치원을 거부했습니다
6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아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우가 갑자기 말했습니다.
“유치원 싫어요.”
“오늘은 안 갈 거예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아이들도 가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침마다 같은 말이 반복되었습니다.
현관에서 울고,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부모는 아이를 달래다가 결국 급한 마음에 야단을 치기도 했습니다.
출근 시간은 다가오고 아이는 계속 울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답답했습니다.
유치원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선생님께 여쭤보아도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왜 갑자기 이러는 걸까?’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의 말을 다시 들어보았습니다
전환점은 원장 선생님과의 대화였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정우와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셨습니다.
그리고 정우가 평소 어떤 시간을 좋아하고 어떤 시간을 힘들어하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우가 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정우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서 유치원에 가기 전까지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학원을 마치고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도 좋아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시간은 여러 학원에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엄마가 좋은 것은 당연하지요. 그런데 왜 갑자기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이렇게 힘들어진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 말을 듣고 우리 부부는 집에서의 생활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을 싫어한 것이 아니라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었던 것일까?
저는 약사이고 남편은 한의사입니다.
정우가 만 4세일 때까지는 친정어머니께서 아이를 돌봐주셨습니다.
그러다 만 5세가 되면서부터 우리 부부가 직접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우리 부부 모두 토요일에도 일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정우를 약국과 한의원에 데리고 가야 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정우도 잘 놀았습니다.
책을 읽기도 하고 퍼즐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정우는 우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했고 관련된 것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보는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주에 관심이 많으니 우주 관련 영상을 보는 것도 괜찮겠지.’
집에서는 시청 시간을 정하고 휴대폰 사용을 제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일하는 시간에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바쁜 업무를 하다 보면 정우가 휴대폰으로 무엇을 보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처음에는 우주 영상만 보던 아이가 어느 순간 다른 영상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휴대폰을 보는 시간도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그때는 이것이 유치원 등원 거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 일상을 돌아봤습니다
원장 선생님과 정우의 하루를 하나씩 이야기하다 보니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우는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와 함께 있는 공간에는 엄마의 휴대폰도 늘 함께 있었습니다.
약국에서 일하는 엄마는 바빴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아이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시간이 많았습니다.
정우에게는 엄마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고,
함께 놀고 싶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우주 이야기도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엄마는 일을 해야 했고, 아이는 기다리는 시간에 휴대폰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보내는 시간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 정우가 왜 아침마다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정우에게 유치원은 단순히 ‘가기 싫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엄마와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등원 거부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의 행동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함께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그동안 부족했던 부모와 아이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 5세 아이에게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한 이유
유아기는 부모와 대화하고 함께 놀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경험이 많은 시기입니다.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괜찮았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고,
같이 웃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평범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정우처럼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는 것과 서로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다를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 차이를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정우가 약국에서 혼자 영상을 보고 있을 때 저는 아이와 같은 공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대화를 나누거나 놀이를 함께하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아이에게 휴대폰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휴대폰을 대신할 부모와 아이의 시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원장 선생님이 제안한 첫 번째 방법, 일주일 동안 아이와 충분히 보내기
원장 선생님께서는 우리 부부에게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일주일 동안 부모가 번갈아 정우를 하원시키고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에도 가고,
공원에서도 놀고,
박물관에도 가보자고 했습니다.
특별하고 비싼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반찬은 주말에 미리 준비해두기로 했습니다.
집안일도 조금 미뤄두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조금씩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정우와 함께하는 시간을 먼저 확보하고 나머지 일을 그 뒤에 배치해 보기로 한 것입니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는 휴대폰을 내려놓았습니다
이후 우리 가족이 가장 신경 쓴 것은 함께하는 시간에 부모가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와 만났을 때는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놀고,
요리도 해보고,
정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빠가 퇴근한 뒤에는 아빠와 정우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었습니다.
바둑을 두기도 하고,
팔씨름을 하기도 하고,
정우가 좋아하는 우주 이야기를 함께 보기도 했습니다.
중요했던 것은 ‘무엇을 했는가’보다 ‘함께하는 동안 서로에게 집중했는가’였습니다.
예전에는 정우가 혼자 놀고 있을 때 부모는 일을 했습니다.
이제는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집안일을 완벽하게 끝내놓고 아이와 놀겠다는 생각도 내려놓았습니다.
집이 조금 어질러져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반찬이 몇 가지 부족해도 괜찮았습니다.
그날 아이와 웃었던 시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우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니 대화가 달라졌습니다
정우는 우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휴대폰으로 우주 영상을 보는 것을 바라보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정우야, 우주에서 제일 궁금한 게 뭐야?”
그러면 정우는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행성 이야기도 하고,
우주선 이야기도 하고,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부모인 저도 정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더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또 정우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찾아보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도 많아졌습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꼭 새로운 놀이를 계속 만들어내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바라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놀이였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한 가지는 지키기로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평소의 생활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일을 그만둘 수도 없고 집안일을 모두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완전히 바꾸는 대신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정했습니다.
엄마가 정우를 만나는 시간에는 짧더라도 정우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아빠가 퇴근하면 정우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은 가능하면 휴대폰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할지는 정우와 함께 정했습니다.
딱지를 만들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하고,
요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우가 좋아하는 우주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어느 순간부터 저녁마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정우랑 뭘 하고 놀지?”
이것이 우리 집의 새로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3개월 후, 아침이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3개월 정도가 지났습니다.
놀랍게도 더 이상 아침이 전쟁터가 아니었습니다.
정우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에는 콧노래를 부르며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등원 모습만이 아니었습니다.
정우가 저녁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오늘 저녁에 딱지치기 하자.”
“어제 아빠랑 딱지 20개 만들어놨어.”
아이는 부모와 함께할 시간을 알고 있었고, 그 시간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언제 끝날지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제는 저녁에 다시 엄마와 아빠를 만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무엇을 할지도 이야기했습니다.
아이가 달라지자 부모의 생활도 달라졌습니다
정우만 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생활도 달라졌습니다.
여전히 바빴습니다.
일도 해야 했고,
아이 학원도 챙겨야 했고,
집안일도 해야 했습니다.
오히려 집안일은 예전보다 늦게 끝났습니다.
밤 12시가 넘어야 겨우 쉴 때도 있었습니다.
집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날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예전보다 마음은 편안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일을 하면서도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속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휴대폰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학원에 갈 시간이 되었는지,
밥은 먹었는지 계속 확인했습니다.
몸은 한곳에 있어도 마음은 여러 곳에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지금은 적어도 정우와 함께하는 시간에는 정우에게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웃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시간이 쌓이자 우리 부부도 아이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부모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아이를 잘 돌보는 것이 해야 할 일을 빠짐없이 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밥을 먹이고,
학원에 보내고,
유치원에 보내고,
안전하게 하루를 보내게 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정우의 등원 거부를 겪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생활을 관리해주는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의 관심을 알아주고,
함께 웃는 시간도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 부부는 가끔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정우랑 뭘 하면서 놀지?”
이제는 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정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놀이가 떠오릅니다.
딱지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쿠키를 만들기도 하고,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꼭 거창한 활동이 아니어도 됩니다.
아이와 함께 무언가를 해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시작됩니다.
유치원 등원 거부, 먼저 아이의 하루를 살펴보세요
정우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등원 거부에는 반드시 하나의 원인이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갑자기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할 때 부모가 조금 천천히 아이의 생활을 돌아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생활환경이 달라졌는지,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줄었는지,
유치원에서 특별한 변화가 있었는지,
친구 관계에 어려움은 없는지,
수면이나 식사 등 생활 리듬에 변화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바로 이유를 캐묻기보다 편안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정우의 경우에도 부모가 직접 원인을 찾아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원장 선생님이 아이와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고,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부모가 우리의 일상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그래서 부모 혼자 고민하기보다 담임교사나 원장 선생님과 아이의 생활 모습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휴대폰을 무조건 없애는 것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
정우의 경우 휴대폰 사용이 늘어난 것도 분명한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휴대폰을 없애면 해결된다’고 생각했다면 중요한 부분을 놓쳤을 것 같습니다.
정우가 휴대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난 데에는 부모가 바쁜 시간 동안 혼자 기다려야 했던 상황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휴대폰 사용만 줄이는 데 집중하기보다 부모와 아이가 직접 상호작용하는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아이와 이야기하고,
함께 놀고,
아이의 관심사를 들어주고,
짧은 시간이라도 온전히 함께하는 것.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는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물론 모든 가정의 상황이 같지는 않습니다.
부모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가능한 범위에서 아이와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완벽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경험을 하기 전에는 좋은 부모가 되려면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도 잘하고,
아이도 잘 돌보고,
집안일도 잘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정우의 등원 거부를 겪으면서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조금 어질러져 있어도 괜찮았습니다.
반찬이 몇 가지 부족해도 괜찮았습니다.
아이와 잠깐이라도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 중요할 때가 있었습니다.
부모가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야 아이가 안정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필요했던 것은 완벽한 환경이 아니라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유치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를 만났다면
우리 가족의 경험이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부모라면 다음과 같은 것부터 천천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첫째,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세요.
유치원 생활이나 친구 관계, 가정환경, 부모의 일정 등 최근 달라진 것이 있는지 돌아봅니다.
둘째, 아이의 말을 편안하게 들어주세요.
“왜 안 가려고 해?”라고 몰아붙이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
셋째, 유치원과 정보를 나누어보세요.
가정에서 보이는 모습과 유치원에서 보이는 모습이 다를 수 있습니다. 담임교사와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부모와 아이가 직접 만나는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긴 시간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산책하거나 놀이를 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봅니다.
다섯째, 화면 사용만 줄이는 데 집중하지 마세요.
아이에게 휴대폰을 대신할 수 있는 대화와 놀이, 가족과 함께하는 경험도 함께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등원 거부가 심하게 지속되거나 아이가 유치원 생활 전반에서 큰 어려움을 보인다면 부모의 판단만으로 원인을 단정하지 말고 교사와 상의하고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우의 등원 거부가 우리 가족에게 가르쳐준 것
정우가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그 행동을 없애려고 했습니다.
울지 않게 하고,
유치원에 가게 하고,
아침을 다시 평소처럼 돌려놓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아이의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보다 먼저 그 행동 뒤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정우에게는 엄마와 아빠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정우는 다시 즐겁게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녁이면 엄마와 무엇을 할지, 아빠와 무엇을 할지 이야기합니다.
“오늘은 딱지치기 하자.”
“아빠랑 우주 이야기 볼 거야.”
그 말을 듣고 있으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아이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쩌면 아이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부모인 우리도 달라졌습니다.
아이를 ‘잘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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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평범한 곳에 있었습니다
요즘 우리 집 저녁은 여전히 바쁩니다.
집은 가끔 엉망입니다.
밤늦게까지 할 일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예전과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집에는 아이가 기다리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엄마와 딱지치기를 하고,
아빠와 우주 이야기를 하고,
함께 쿠키를 만들기도 합니다.
특별한 여행도 아니고 비싼 프로그램도 아닙니다.
그저 함께 웃고 이야기하는 평범한 시간입니다.
정우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던 때에는 빨리 그 문제가 사라지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지나고 보니 그 경험은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우리는 아이와 같은 공간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가”보다 “아이와 얼마나 마음을 나누며 함께 있었는가”를 돌아보게 된 것입니다.
모든 부모가 우리 가족처럼 생활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하는 시간도 다르고, 가정의 상황도 다르고, 아이의 성향도 다릅니다.
그래서 정답을 제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이가 갑자기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한다면 그 행동을 단순히 고집이나 떼로만 바라보기 전에 한 번쯤 아이의 하루를 천천히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부모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정우의 등원 거부를 통해 그 사실을 배웠습니다.
아이를 바꾸려고 애쓰던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게 된 것.
그것이 정우가 우리 가족에게 준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2026.05.19 - [놀이와 생활 속 아이의 성장] - 20개월 아이가 할머니 말투를 그대로 따라 했어요
20개월 아이가 할머니 말투를 그대로 따라 했어요
“아이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어른들이 하는 말은 참 잘 기억하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특히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어느 날 가족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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