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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육아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by 마음안내 2026. 5. 25.

어린이집에 처음 가는 날, 아이가 엄마에게 매달리며 울면 부모의 마음은 복잡해집니다.

 

‘우리 아이만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까?’

‘다른 아이들은 잘 들어가는데 왜 우리 아이는 엄마와 떨어지지 못할까?’

‘혹시 내가 불안해서 아이도 불안한 걸까?’

저 역시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만 3세에 어린이집에 입학한 딸 미선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부모에게 인사를 하고 교실로 들어갈 때에도 미선이는 제 다리에 매달려 울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이를 걱정하기보다 먼저 제 자신을 탓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만 5세 졸업식 날, 미선이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자 단상에 올라가 하트 포즈를 취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지난 3년을 떠올렸습니다.

 

아이에게 무슨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아이만의 속도가 있었고, 그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경험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모인 저도 아이를 바라보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만 3세 어린이집 첫날, 엄마에게 매달려 울던 아이

어린이집 입학 첫날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또 엄마랑 떨어지질 못하네. 역시 엄마 닮았어.”

남편의 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비교적 밝게 교실로 들어가는데 우리 아이는 울면서 제 다리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울음도 걱정이었지만, 더 힘들었던 것은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불안한 성향이라 아이도 그런 것일까?’

 

그날 밤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를 검색했습니다.

분리불안, 어린이집 적응, 아이의 성격, 기질에 관한 내용까지 찾아보았습니다.

검색을 하면 할수록 마음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습니다.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에는 저 자신을 탓하는 마음으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것은 아닐까?’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때는 정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이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가 달랐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동네 소아청소년과를 찾아갔습니다.

그때 의사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새로운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질을 가진 아이일 수 있어요. 그것을 약점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을 듣고 조금 안심이 되었습니다.

 

아이마다 새로운 사람이나 환경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아이는 처음 보는 장소에서도 금방 주변을 살피고 놀이에 참여합니다.

반면 어떤 아이는 엄마 곁에 머물면서 한동안 주변을 살펴본 뒤 천천히 움직입니다.

 

미선이는 후자에 가까웠습니다.

새로운 장소에 가면 먼저 살펴보고, 익숙해진 다음에야 움직이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모습을 그동안 ‘소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아이의 기질은 적응 속도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나타나는 반응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새로운 상황을 좋아하고 쉽게 다가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낯선 환경을 조심스럽게 살피는 아이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더 좋은가가 아닙니다.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아이에게 필요한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미선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빨리 적응하라’는 재촉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을 안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모의 불안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제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면서 저는 늘 걱정했습니다.

 

‘오늘도 울면 어떡하지?’

‘선생님이 힘들어하시면 어떡하지?’

‘다른 아이들은 잘 들어가는데 왜 우리 아이만 이럴까?’

아이와 헤어지는 순간까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표정이나 말투, 행동을 통해 주변 상황을 살피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제 행동부터 조금씩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헤어지는 순간마다 길게 설명하거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보다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엄마가 점심 먹고 데리러 올게.”

짧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하루의 흐름을 예상할 수 있게 해주는 말이었습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함께 방법을 찾았습니다

저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고 담임선생님께 미선이의 모습을 자세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미선이가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미리 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하루 일과를 미리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는 흔쾌히 도와주셨습니다.

일요일에 키즈노트를 통해 월요일의 일과를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습니다.

아침에는 손을 씻고 간식을 먹고,

교실에서 놀이를 하고,

공원에서 바깥놀이를 한 뒤,

교실로 돌아와 공룡그림책을 보고 점심을 먹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미선이는 다음 날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하게 될지 미리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작은 변화가 아이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월요일 아침에도 미선이는 조금 긴장했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울면서 제 다리에 매달리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점심 먹고 데리러 올게.”

그리고 아이는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날 하원하면서 미선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나 공룡 그림책 봤어. 진짜 있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시간’보다 ‘어린이집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만 4세, 울음 대신 “무서워”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3개월 정도 지나자 미선이는 어린이집 생활에 조금씩 편안해졌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나오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만 4세가 되어 새로운 반으로 올라갔을 때는 다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교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이 다시 낯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예전과 달랐습니다.

미선이는 울면서 엄마에게 매달리는 대신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엄마, 나 무서워.”

저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안심했습니다.

 

아이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를 안아주며 말했습니다.

“새로운 반이라서 무서울 수 있어.”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선이의 속도에 맞춰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새로운 반에서도 생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진과 발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선이는 친구들 앞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공룡을 좋아합니다.”

저는 한참 동안 그 영상을 바라보았습니다.

만 3세 때 엄마와 떨어지지 못해 울던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 앞에서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 5세, 조심스러운 아이에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만 5세가 되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 이제 일과를 미리 알려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미선이가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그 말을 듣고 지난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미선이는 여전히 새로운 상황에서는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두려움 때문에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먼저 살펴보고 생각한 뒤 움직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이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소심한 아이가 아니라 신중한 아이였구나.’

선생님이 설명할 때 다른 아이들보다 집중해서 듣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울면 함께 마음 아파했습니다.

제가 피곤해 보이는 날에는 말없이 제 손을 잡아주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모습 가운데 아이만의 장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기질을 억지로 바꿀 필요는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습니다.

“우리 딸 이제 좀 달라졌네.”

“성격이 바뀐 것 같은데?”

 

저는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성격이 완전히 바뀐 게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아.”

 

저는 이 부분이 아이의 성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심스러운 아이가 반드시 적극적인 아이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상황을 천천히 받아들이는 아이도 자신의 방법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미선이도 그 방법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낯선 상황에서 울음으로 표현했다면 이제는 “무서워”, “조금 어려워”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직접 해보는 경험도 늘어났습니다.

저는 그것이 아이의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졸업식 날, 아이는 혼자 무대 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만 5세 졸업식 날이 왔습니다.

졸업생들이 한 명씩 단상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행자의 안내를 들으며 저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우리 딸이 저걸 할 수 있을까?’

옆에 있던 남편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미선이가 저거 할 수 있나?”

저는 남편의 손을 잡았습니다.

 

“할 수 있어. 3년을 봤잖아.”

“확신해?”

“3년을 봤잖아.”

그리고 여섯 번째로 미선이의 이름이 불렸습니다.

 

“다음에 커서 공룡박사가 되고 싶다는 박미선 어린이입니다. 오늘 졸업식이 끝나고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네요.”

사람들이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미선이는 천천히 단상으로 걸어갔습니다.

빠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멈추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대 위에 서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잠시 후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지 못하는 아이, 3년 후 달라진 모습

 

그 하트는 단순한 포즈가 아니었습니다.

만 3세에 엄마 다리에 매달려 울던 아이가 3년 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기다려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부모와 선생님이었습니다.

아이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먼저 이해하기

3년을 돌아보며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아이를 억지로 바꾸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처럼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힘을 갖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했던 일도 특별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어려워하는 상황을 관찰했습니다

언제 불안해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힘들어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었습니다

“왜 무서워해?”라고 다그치기보다 “새로운 곳이라서 무서울 수 있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엄마가 언제 데리러 오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방법을 찾았습니다

부모 혼자 해결하려 하지 않고 아이를 가까이에서 관찰하는 선생님과 정보를 나누었습니다.

아이의 속도를 기다렸습니다

빨리 적응하기를 재촉하기보다 조금씩 경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습니다.

이것이 우리 가족이 3년 동안 해온 일이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엄마와 떨어지기 힘들어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아이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속도는 다릅니다.

어린이집에 처음 가면서 울거나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아이의 성격이나 미래를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부모가 먼저 아이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낯선 환경이 어려운 것인지, 특정 상황이 힘든 것인지, 부모와 떨어지는 순간만 어려운 것인지 살펴보면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부모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담임교사와 아이의 모습을 공유하고 함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아이의 어려움이 매우 심하거나 오랫동안 지속되어 어린이집 생활이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면 부모의 판단만으로 넘기지 말고 소아청소년과 등 적절한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제의 아이와 오늘의 아이를 바라보세요.

어제보다 조금 더 오래 교실에 머물렀다면 그것도 성장입니다.

 

어제 울음으로 표현했던 마음을 오늘 말로 표현했다면 그것도 성장입니다.

처음에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들어갔지만 나중에는 혼자 교실에 들어갔다면 그것 역시 성장입니다.

아이의 성장은 생각보다 조용하게 찾아옵니다.

 

부모가 그 작은 변화를 발견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미선이의 3년을 지나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바꾸는 것보다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리고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 자신의 힘으로 성장할 시간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만 3세에 엄마와 떨어지지 못해 울던 아이가 만 5세 졸업식 날 무대 위에서 하트를 만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이가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 성장의 속도가 우리 부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느렸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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