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공보다 중요한 것, 사랑받았다는 기억이 만드는 힘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평소에 제가 쓰던 유아교육 이야기가 아닌,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약 35년 동안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의 모습을 보았던 아이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도 지켜보았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제가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게 된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기억하는 것은 부모가 얼마나 완벽했는지가 아니라, 자신이 가족 안에서 얼마나 사랑받았다고 느꼈는지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공부도 중요하고, 자신의 일을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회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힘든 순간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마음의 바탕에는 어린 시절 자신을 믿어주었던 사람의 기억이 자리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옆집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이웃집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두 아들의 성장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자녀가 잘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부모에게 성공한 자녀란 어떤 모습일까?'
그날 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덤벙대던 아이가 성실한 어른이 되기까지
이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된 것은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마침 옆집 아저씨를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큰아들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저씨, 저번 일요일에 아드님 오셨었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는데 저한테 아이스크림 하나를 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어요."
아저씨는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허허, 그랬군요. 우리 큰아들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실래요? 참 대단한 아이예요. 도대체 어떻게 저런 아이가 나왔나 싶어요."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깊었습니다.
큰아들 동호 씨는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연락이 자주 왔다고 합니다.
"아버님, 동호가 또 말썽을 피웠습니다."
아버지는 그 전화를 받을 때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학교에 가야 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숙제를 하라고 하면 다른 행동을 하고, 선생님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도 어려워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는 아이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부모 역시 답답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왜 이럴까?'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밤늦게까지 부부가 고민하는 날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동호 씨가 ADHD 진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아저씨에게 했다고 합니다.
아저씨가 이 이야기를 하는 표정을 보면서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 얼굴에는 아들을 부끄러워하거나 과거를 후회하는 모습보다 다른 감정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바로 아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었습니다.
"우리 큰아들이 정말 대단해요. 자기에게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약도 먹으면서 생활을 관리하고, 지금 일하는 병원에서도 성실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답니다."
저는 그 말을 들으며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고 그 아이의 미래를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되겠구나.
어릴 때 덤벙거렸다고 해서 평생 덤벙대는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릴 때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해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지 못하는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에게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고,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시간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어른의 존재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어려움을 바라보는 방법
동호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35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만났던 여러 아이들을 떠올렸습니다.
유아기에도 활동량이 많고 가만히 앉아 있기 어려운 아이들이 있습니다.
친구의 말을 기다리는 것이 어렵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을 먼저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지도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아이의 행동만 바라보면 쉽게 지치게 됩니다.
'왜 또 저럴까?'
'왜 말을 듣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 뒤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전혀 다른 접근입니다.
아이를 '말썽을 부리는 아이'로 규정하는 것과 '지금 이 행동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로 바라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행동을 받아주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안전과 다른 사람의 권리를 해치는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가 필요합니다.
다만 아이를 행동 하나로 판단하지 않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방법을 함께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호 씨의 부모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분들도 당시에는 당황했고 힘들었으며, 부모로서 부족했던 부분을 떠올리며 미안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데 머물지 않고 아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참 좋았습니다.
실패한 시험을 다시 준비한 아들
동호 씨는 성인이 된 후에도 자신의 삶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고 합니다.
한동안 대리운전 일을 하기도 했고, 자격을 갖추기 위해 공부도 했습니다.
한 번에 모든 일이 잘 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을 준비했지만 첫 번째 시험에서는 떨어졌다고 합니다.
부모도 속상했지만 가장 마음 아픈 사람은 아마 본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동호 씨는 다시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두 번째 시험을 준비하던 어느 날, 아버지는 늦은 시간까지 거실 불을 끄지 않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책상에 앉아 형광펜으로 책에 밑줄을 긋는 아들.
손목이 아픈지 손목을 문지르면서도 다시 책을 보는 아들.
졸음이 쏟아지는지 눈을 비비면서도 공부를 이어가는 모습.
아버지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새벽이 되어 아들이 일어났습니다.
잠이 덜 깬 얼굴로 부모님 방 앞을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아빠, 잘 잤어요?"
아저씨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 아이가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아빠로서 뭘 해줬나 싶을 때가 있어요."
사업이 어려웠던 시기에 아들을 충분히 챙겨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마음 한쪽에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아들은 부모를 원망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동호 씨는 두 번째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합격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고 합니다.
"우리 동호, 참 잘했어. 정말 잘했어."
그 말은 단순한 시험 합격에 대한 칭찬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다시 도전한 아들에게 보내는 격려였고, 그동안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아들에게 보내는 감사였을 것입니다.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 회복탄력성
심리학에서는 사람이 어려움이나 스트레스를 경험한 뒤에도 자신의 삶에 다시 적응하고 회복해 나가는 힘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회복탄력성이란 어려움을 전혀 겪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려움이 있어도 그 경험을 견디고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며, 필요한 경우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이 힘은 아이가 혼자 만들어내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가족, 교사, 친구와 같은 주변의 관계가 중요한 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 '너는 왜 이것도 못하니?'라고 말하는 것과 '어떤 방법이 너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함께 고민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 줍니다.
동호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바로 그 점을 생각했습니다.
부모가 아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안고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응원했습니다.
그것이 동호 씨에게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힘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둘째 아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성장했다
옆집 아저씨의 이야기는 큰아들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둘째 아들의 이야기도 들려주셨습니다.
둘째 아들은 전문대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회사에 들어간 뒤에도 자기계발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이 끝난 후에도 책을 펼쳤고, 필요한 자격증을 하나씩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 직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연봉도 올라갔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흔히 생각하는 '성공한 직장인'의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둘째 아들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요즘 둘째가 엄마 아빠를 자기 집 가까이로 이사 오라고 자꾸 그래요."
부모님이 나이가 들면서 생활하는 데 불편한 부분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요즘 세상에 좋은 게 많아도 잘 모르잖아. 우리가 모시고 다녀야지."
그 말을 들은 저는 마음이 참 따뜻해졌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무조건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인이 된 자녀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부모의 삶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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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먼저 부모를 생각한 순간
둘째 아들에게 좋은 일이 있었던 어느 날의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직장에서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보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기쁜 일이 생기면 보통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사고 싶어질 텐데, 둘째 아들이 가장 먼저 생각한 사람은 부모님이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평소 가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던 식당을 예약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갔습니다.
"엄마, 아빠. 오늘 좋은 일이 있어서요. 제가 한 끼 사드리려고요."
아저씨는 그날 식탁에 앉아 있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언제 이렇게 어른이 되었을까?'
아들이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부모에게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모습이 참 고마웠던 것입니다.
아저씨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둘째야, 정말 고맙다. 너 같은 아들 둬서 아빠 인생이 참 풍요롭다."
아들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빠, 뭐예요. 당연하지. 앞으로도 많이 챙겨드릴게."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효'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효는 반드시 거창한 행동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부모에게 자주 안부를 묻는 것.
함께 식사하는 것.
부모가 어려워하는 일을 도와주는 것.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함께 기뻐하는 것.
때로는 이런 작은 행동들이 가족에게는 훨씬 큰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이 가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35년 동안 아이들을 만나온 사람으로서 한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많은 방법을 찾습니다.
좋은 책을 읽히고, 필요한 교육을 시키고,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이런 노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가족 안에서 소중한 사람이라는 믿음인지도 모릅니다.
시험에서 떨어져도 다시 해볼 수 있고,
친구와 갈등이 생겨도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고,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해도 자신의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니라는 마음.
그런 마음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평소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과 표정,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태도, 실수했을 때 대하는 방식 속에서 조금씩 만들어집니다.
"왜 이것밖에 못했어?"
라는 말 대신
"어려웠구나. 다음에는 어떻게 해볼까?"
라고 말해주는 것.
"또 실패했네."
대신
"다시 해보려고 하는구나."
라고 말해주는 것.
이런 작은 말들이 아이에게는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미래를 미리 판단하지 않기
특히 유아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났던 저는 이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이의 현재 모습만 보고 미래를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활동량이 많은 아이가 있습니다.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도 있습니다.
말이 늦은 아이도 있고,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반대로 또래보다 무엇인가를 빠르게 해내는 아이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아기는 아직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지금의 모습이 그 아이의 최종 모습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너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거야'라는 예측보다 지금의 자신을 이해하고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험입니다.
물론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가의 평가나 적절한 지원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를 무조건 기다려주는 것과 필요한 도움을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그 아이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입니다.
35년 동안 아이들을 보며 배운 것
옆집 아저씨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아들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자주 지적받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고 일상을 관리하며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하면서 직업적인 성취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두 아들의 모습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모든 가정의 상황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모든 아이가 같은 방식으로 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부모도 완벽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부모가 힘들고 지칠 수도 있고, 자녀에게 미안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이어가려는 마음일 것입니다.
잘못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힘들다면 함께 방법을 찾고,
아이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아이 자체를 탓하기보다 필요한 도움을 찾아주는 것.
그런 경험이 쌓여 아이에게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성공보다 오래 남는 것
우리는 자녀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직업을 갖기를 바라기도 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녀가 어른이 된 뒤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부모와 함께 기뻐하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 부모 생각이 나고,
부모가 어려워하는 것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도와주려고 한다면 어떨까요?
저는 그것 역시 아주 소중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부모에게 가장 큰 보람은 자녀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높은 자리에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그 아이가 자신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어린 시절의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나는 사랑받고 있다.'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
'실수해도 다시 해볼 수 있다.'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
이런 믿음을 가진 아이는 자신의 삶에서 힘든 순간을 만났을 때 다시 일어날 마음의 바탕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35년 동안 아이들을 바라보며 살아온 저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모든 길을 부모가 대신 닦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믿어주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언젠가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엄마, 아빠 잘 지냈어요?"
하고 먼저 안부를 묻는 사람이 되어 있다면,
그것보다 더 따뜻한 보람이 또 있을까요?
옆집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오래전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씩 떠올렸습니다.
그 아이들도 지금 어디에선가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겠지요.
그들이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성공을 이루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마음속으로 바라게 됩니다.
어릴 때 자신을 사랑해 주었던 사람들의 기억을 힘으로 삼아,
자신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 살아가고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성공은 성취에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 때 비로소 깊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아이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오래가는 선물은 어쩌면 이런 기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 사랑받았고, 그래서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2026.07.17 - [놀이와 생활 속 아이의 성장] - 아이의 관심과 역할놀이는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질까
아이의 관심과 역할놀이는 어떻게 성장으로 이어질까
30년 전, 내가 만 3세 반을 맡았을 때 지훈이라는 아이가 있었다. 지훈이는 자동차를 무척 좋아했다. 그냥 자동차를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길에서 볼 수 있는 자동차의 이름을 줄줄 외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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