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생활 속 아이의 성장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마음안내 2026. 9. 29. 23:05

아이와 생활하다 보면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못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못하겠어”라고 하거나, 퍼즐을 맞추다가 “나는 못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신발을 신거나 블록을 가지고 놀 때도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부모는 이런 말을 들으면 걱정이 됩니다.

“왜 이렇게 쉽게 포기할까?”

“자신감이 없는 걸까?”

그래서 “할 수 있어.”, “조금만 더 해봐.”라고 격려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반복해서 “나는 못해”라고 말한다면, 그 말 뒤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어린이집에서 만 3세 아이를 만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

“나는 못해요”를 자주 말하던 혜린이

만 3세 혜린이는 밝고 명랑한 아이였습니다. 자기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아주 잘했습니다.

그런데 놀이를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나는 못해요”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어느 날 혜린이가 퍼즐을 꺼내놓았습니다.

퍼즐 조각을 한참 살펴보더니 교사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 못하겠다.”

다른 친구들이 종이에 자유롭게 끄적이며 그림을 그릴 때도 비슷했습니다. 혜린이는 빈 종이와 색연필을 교사에게 내밀며 꽃을 그려달라거나 나비를 그려달라고 했습니다.

 

블록놀이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해진 방법이 없는 자유로운 놀이인데도 “나는 못하겠어”라고 말하며 친구들이 만든 것을 부러운 듯 바라보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운 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잘 안 돼?”

“같이 해볼까?”

하며 옆에서 여러 번 도와주었습니다.

 

그런데 혜린이는 도움을 받아도 스스로 시작하기보다 교사가 해주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혜린이는 정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할 수 있어”라고 계속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먼저 혜린이가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아이가 잘하는 것에서 시작해 보았습니다

혜린이를 지켜보면서 발견한 것이 있었습니다.

혜린이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놀이는 소꿉놀이였습니다.

 

인형을 재우고 안아주고 음식을 먹이는 놀이에서는 “나는 못해”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주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대로 놀이를 이어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혜린이에게 어려운 것을 더 연습시키기보다 이미 잘하고 있는 놀이에서 자신감을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소꿉놀이를 하면서 말했습니다.

 

“혜린이가 아기를 참 잘 돌보는구나. 그래서 아기가 잘 자네.”

혜린이는 쑥스러운 듯 웃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혜린이가 정말로 ‘아기를 잘 돌봤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익숙한 놀이를 하면서 ‘나는 이것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그림부터 잘 그리게 하려고 하기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역할놀이나 신체놀이, 만들기 등 다른 활동에서 자신 있게 참여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네가 이것을 참 좋아하는구나.”

“이건 네가 재미있게 하는구나.”

“네가 생각한 대로 해보니까 재미있지?”

이런 말도 좋습니다.

아이에게는 잘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부모가 먼저 발견해주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작은 성공 경험을 반복해 보았습니다

혜린이와 소꿉놀이를 하면서 점토도 함께 사용해보았습니다.

점토를 조금씩 떼어 그릇에 담으며 맛있는 요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며칠 동안 교사가 함께 놀이하자 혜린이도 조금씩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혜린이가 스스로 점토를 떼어 그릇에 담았습니다.

 

“어머나, 혜린이가 요리를 잘하네. 와, 맛있다. 꼭 엄마 같아.”

혜린이는 웃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이의 자신감은 거창한 칭찬 한마디로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해보고 인정받는 작은 경험이 반복되면서 자라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무언가를 했을 때 결과만 보고 “잘했어”라고 말하기보다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네가 직접 해봤네.”

“혼자서 한 번 해보았구나.”

“어려웠는데 다시 해봤네.”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아이가 성공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 주세요

혜린이가 블록놀이를 어려워한다는 점도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자석으로 연결되는 블록을 준비했습니다.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척척 붙어 금방 모양이 만들어지는 놀잇감이었습니다.

 

어쩌면 아주 단순한 변화였습니다.

하지만 혜린이에게는 새로운 놀이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혜린이는 매일 가장 일찍 등원해서 자석 블록을 찾았습니다.

친구들이 오기 전까지 거의 한 시간 동안 이것저것 만들어보았습니다.

무언가를 만들면 교사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선생님, 이것 봐요.”

그러면 교사는 함께 바라봐주었습니다.

“우와, 혜린이가 만들었네.”

혜린이는 웃고 다시 만들었습니다.

 

만들고, 보여주고, 칭찬받고, 다시 만드는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여기서 부모가 눈여겨볼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려운 것을 무조건 반복시키는 것이 꼭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조금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퍼즐이라면 처음부터 어려운 퍼즐보다 쉽게 맞출 수 있는 퍼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림이라면 완성된 그림을 그리도록 하기보다 자유롭게 끄적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신발을 신는 것이 어렵다면 부모가 전부 해주는 대신 신발을 벌려주는 것까지만 도와주고 아이가 발을 넣어보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은 ‘대신 해주는 도움’이 아니라 ‘스스로 해볼 수 있게 만드는 도움’일 때가 많습니다.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할 수 있어”라는 말보다 아이의 어려움을 먼저 살펴보세요

그렇다면 아이가 “나는 못해”라고 말할 때 부모는 어떻게 말해주면 좋을까요?

무조건 “할 수 있어”라고 말하기보다 먼저 아이가 무엇 때문에 어렵다고 느끼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잘 안 돼서 속상했구나.”

“어떤 부분이 어려워?”

“처음 해보니까 어렵지?”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먼저 받아줄 수 있습니다.

 

그다음 아주 작은 부분을 함께 찾아봅니다.

“엄마가 여기까지만 도와줄게. 나머지는 네가 해볼래?”

“이 조각은 어디에 들어갈까? 같이 찾아볼까?”

“엄마가 옆에 있을게. 한번 해봐.”

 

이런 말은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다시 시도할 기회를 줍니다.

물론 아이가 매번 다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지쳤다면 잠시 쉬어도 되고, 오늘은 그만하고 다음 날 다시 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어려움을 느꼈다고 해서 ‘나는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2학기가 되자 혜린이의 말이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작은 경험들이 쌓여 2학기가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혜린이에게서 “나는 못해”라는 말을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아직 어른의 눈에는 무엇을 그렸는지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혜린이가 그림을 들고 와서 물었습니다.

 

“선생님, 잘했죠?”

그 말을 듣고 그림을 보며 이야기했습니다.

“어머, 혜린이가 또 멋진 작품을 만들었네. 혜린이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렸을까? 궁금한데?”

 

그러자 혜린이는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토끼가요. 산에 가서요…….”

그 뒤로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림이 얼마나 잘 그려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혜린이는 이제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을 즐겼고,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전처럼 시작하기도 전에 “나는 못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나는 못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하게 해내는 경험이 아닙니다

혜린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에게 필요한 자신감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신감은 처음부터 잘하는 아이에게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도 “한번 해볼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이 쌓이면서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의 부족한 점만 찾아 고쳐주기보다 이미 아이가 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잘하는 것에서부터 조금씩 범위를 넓혀주는 것입니다.

소꿉놀이를 잘하던 혜린이가 자석 블록을 가지고 놀게 되고, 블록을 가지고 놀던 경험이 다시 그림을 그리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방법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역할놀이가 자신 있는 영역일 수 있고, 어떤 아이에게는 노래나 신체활동, 만들기, 책 읽기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해 “왜 너는 이것을 못하지?”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편안하고 즐거워할까?”

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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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못해”라는 말 뒤에 있는 아이를 바라봐 주세요

아이가 “나는 못해”라고 말하면 부모는 그 말만 듣고 걱정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말 뒤에는 “어려워”, “실수하기 싫어”, “도와줘”,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돼”라는 마음이 숨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있어”라고 재촉하기 전에 아이의 마음을 한번 들여다봐 주세요.

그리고 아이가 이미 잘하고 있는 것을 찾아주세요.

작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결과보다 다시 시도한 과정을 발견해주세요.

혜린이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자신감이 생긴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꿉놀이에서 시작해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점토로 요리를 만들고, 자석 블록을 가지고 마음껏 만들면서 “내가 해볼 수 있다”는 경험을 조금씩 쌓았습니다.

 

그 경험이 쌓이자 어느 순간 “나는 못해” 대신

“선생님, 잘했죠?”

라고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은 잘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가 해보니 정말 되네.”

“생각보다 재미있네.”

“잘 안 돼도 다시 해볼 수 있네.”

 

이런 작은 경험을 하나씩 만들어주는 것.

어쩌면 그것이 아이가 스스로를 믿기 시작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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