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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을 읽는 유아 교육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by 마음안내 2026. 9. 30.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여러 명의 아이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크고 작은 다툼이 자주 생깁니다. 놀잇감을 서로 갖고 싶어 하거나, 놀이 순서를 먼저 차지하고 싶어 하거나, 친구가 자신의 놀이에 끼어드는 것이 싫어서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생각을 중심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친구가 하고 싶은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다툼을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친구와 다툰 아이를 어른은 어디까지 도와주어야 할까요?

아이들의 다툼을 줄이는 환경부터 생각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의 연령과 교실 환경을 고려해 갈등이 지나치게 많이 생기지 않도록 준비합니다.

어린 연령의 아이들이라면 인기 있는 놀잇감을 충분히 마련해 한 가지 놀잇감을 두고 다투는 상황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자란 아이들에게는 “나도 하고 싶어.”, “다 하고 나면 빌려줄래?”, “같이 해도 될까?”와 같이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말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한다고 해서 다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재미있는 것은 서로 잘 맞고 자주 함께 노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다툼이 자주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친한 친구끼리도 다투는 이유

희준이는 연서와 아주 친했습니다.

두 아이는 함께 블록으로 커다란 성을 만들기도 하고 로켓이나 비행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놀이 성향이 비슷해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만큼 다툼도 잦았습니다.

 

어느 날 두 아이가 블록 놀이를 하다가 다투었습니다.

“선생님, 희준이가 내가 만들려고 했던 거 가져갔어요.”

 

그러자 희준이가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여기 그냥 있었어요. 그래서 쓴 거예요.”

 

연서가 다시 말했습니다.

“내가 쓸려고 했단 말이야.”

 

희준이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두 아이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곤란한 일이 생겼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지만 연서는 계속 속상해했고 희준이는 사용하던 블록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정리 시간이 되었습니다.

 

결국 두 아이는 서로를 탓했습니다.

“너 때문에 놀지도 못했어.”

두 아이 모두 억울한 마음을 가지고 놀이를 끝낸 것입니다.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다툼을 빨리 끝내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의 다툼을 지켜보다 보면 어른이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있습니다.

“네가 먼저 양보해.”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해.”

“사이좋게 나눠 써.”

 

물론 때로는 양보와 사과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이 왜 양보해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사과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른의 말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만 4세 아이를 지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습니다.

친구와 다툼이 생겼는데 상대 친구가 자신의 입장을 훨씬 조리 있게 설명했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이 먼저 놀잇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잠시 옆 책상에 다녀오는 사이 상대방이 가져갔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그 아이가 사과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이는 이후 평소처럼 생활했고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6시간 정도 지난 하원 시간, 엄마를 보자 갑자기 서럽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낮에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보기에는 이미 끝난 일이었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억울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상황이 마무리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다툼을 볼 때는 누가 이겼는지, 누가 먼저 사과했는지보다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말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놀이를 자세히 관찰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갈등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평소 놀이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아이가 어떤 놀잇감을 가지고 있었는지, 친구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다툼이 왜 시작되었는지를 알아야 상황에 맞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사가 아이들의 모든 움직임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다툼의 순간마다 교사가 판정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갈등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가 사과해야 할까?”에서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희준이와 연서의 다툼은 그 자리에서 억지로 해결하지 않았습니다.

놀이시간이 끝난 뒤 아이들과 함께 앉아 두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희준이의 입장을 이야기했습니다.

“희준이는 블록이 그냥 놓여 있는 줄 알고 가져갔대.”

 

그리고 연서의 입장도 이야기했습니다.

“연서는 잠깐 다른 곳에 갔지만 그 블록을 사용하려고 했대.”

 

두 아이의 이야기를 모두 들려준 뒤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사과하면 돼요.”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누가?”

이번에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양보해야죠.”

“누가?”

아이들이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그럼 이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물어보고 가져가면 돼요.”

“안 된다고 하면?”

“그럼 가져가면 안 돼요.”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약속은 달랐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우리가 정한 놀이 방법을 종이에 적어 교실 벽에 붙였습니다.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교사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약속을 가리켜주면 아이들이 서로 말했습니다.

 

“여기에 적었잖아.”

“먼저 물어보고 가져가는 거야.”

조금씩 아이들이 스스로 갈등을 조율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반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갈등이 생길 때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만의 약속을 만들어갔습니다.

아이들은 단순히 어른이 정해준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실제로 경험한 상황을 떠올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직접 생각하고, 친구들과 함께 약속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갈등이 조금씩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모도 먼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가정에서도 아이가 친구와 다투었다고 이야기하면 부모는 걱정부터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누가 잘못했는지를 판단하기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어?”

“네가 속상했던 것은 뭐였어?”

“친구는 뭐라고 했어?”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함께 다음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볼까?”

이런 대화는 아이에게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친구의 생각도 들어보면서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는 것입니다.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친구와 다툰 아이, 부모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

안전이 위험하다면 어른이 즉시 개입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다툼을 아이들끼리 해결하도록 두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를 때리거나 세게 밀치는 행동, 물건을 던지는 행동처럼 다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어른이 즉시 개입해야 합니다.

 

또 한 아이가 반복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이라면 단순한 친구 간의 다툼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때는 아이들의 안전을 먼저 확보하고 어른이 상황을 정리해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든 갈등에 똑같이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개입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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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갈등을 해결할 기회를 주세요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이상 다툼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싶은 마음도 다르고, 놀이 방법에 대한 생각도 다릅니다. 때로는 서로의 생각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억울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른이 모든 갈등을 대신 해결해준다면 아이는 갈등을 해결하는 경험을 충분히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아이들에게 맡겨서도 안 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그 사이의 균형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질문으로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안전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어른이 분명하게 개입합니다.

친구와 다투지 않는 아이로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툼이 생겼을 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며 해결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갈등을 대신 해결해주는 어른이 아니라,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주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어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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